떡이떡이님과 민노씨. 두 명의 스타블로거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블로그에 대한 대담을 나눈 것을 들었다. 방송을 듣고, 떡이떡이님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손석희의 시선집중 이런얘길 하고 싶었는데>를 흥미롭게 읽었다.
사실, 떡이떡이님이 올린 이러한 종류의 글은 뉴미디어가 보여주는 PR의 새로운 현상이라 볼 수 있다. 확대하여 이야기하면, 개인미디어의 출현은 기존미디어의 소위 '야마'(기사의 각도)와 편집에 인터뷰이(interviewee)가 그냥 당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떡이떡이님은 블로그를 통해 방송전 받았던 질문지와는 달리 방송에서는 다른 질문들이 나와서 영 딴판이 되었다고 적고 있다. 그래서, 미리 받았던 질문지에 근거하여 준비했던 답변을 블로그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본인이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있다.
개인미디어가 출현하기 전에, 떡이떡이님이나 민노씨가 기존언론과 인터뷰를 했다고 치자. TV와 인터뷰를 했는데, 정작 인터뷰이(interviewee)인 떡이떡이님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모두 싹둑 자르고, 엉뚱한 부분이 편집되었다. 혹은 민노씨가 신문기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엉뚱하게 편집이 되어 나왔다고 치자. (지난번 hohkim.com의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오해>라는 포스팅에서 링크했던 윤덕홍 前 교육부장관의 케이스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꼼짝없이 기존언론의 '야마'와 편집(editing)에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미디어의 출현, 즉, 인터뷰이도 매체를 소유하게 된 상황에서는 떡이떡이님이 올린 글과 같이,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내용을 올릴 수도 있고, 만약, 기자에 의해 자신의 뜻이 잘못 전달되었다면, 이를 바로잡는 글을 올릴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web 1.0시대에 미국 정부부처 중에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기존언론과 인터뷰 후, 편집된 인터뷰가 기존매체에 나가는 시점에 맞추어, 자신들이 기록한 인터뷰 전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에델만에 있을 당시 미국에서 참석했던 회의에서 들었던 이야기로, 정확히 어느 부처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러한 사례는 기업이 위기상황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보다 상세하고 정확하게 전달을 하기 위해 쓸 수 있는 PR 테크닉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해당 기업이나 당사자인 한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을 때, 혹은, 특정 사건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그 블로그로 몰린다든지하는 식으로, 주목을 받을 때 가능하다. 아무리, 한 기업이 자신들의 입장을 올려 놓아도, 이것이 주목을 받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는 해당 블로그가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혹은 블로그를 통하여 올려놓은 입장문이 다시 기사화되어 주목을 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여기에서 잠시 생각해보면, 단순히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이러한 입장문등을 팝업등을 활용해 '발표하는 것'과,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위기상황에서 공식적인 position paper를 발표하고,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과, CEO가 이 상황에 대한 입장을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할 때, 이에 대한 공중의 수용도에는 일정부분 차이가 있을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점이 기업에게 정말로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떡이떡이님이 블로그가 없었다면, 그리고, 블로깅을 통해 독자들과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위와 같은 글은 별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기업이 평상시에 자신들의 매체(예: CEO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들과 대화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때, 위기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툴로서 블로깅은 더 큰 효력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도 기업 블로그를 통한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들과의 직접적인 관계 형성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Web 2.0시대에 모든 기업은 미디어 컴퍼니(media company)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매체를 이제 누구나 손쉽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해보면, 미디어 컴퍼니가 되기 위해서는 매체 소유뿐 아니라, 진정한 소통이 있어야 하고, 그로부터 관계 형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web 1.0시대에 많은 회사들이 홈페이지를 소유했던 것 처럼, 이제는 진정한 관계 형성을 위해 CEO블로그나 기업 블로그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김호입니다. 이 lab은 위기상황 속에서 리더들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사과의 기술이라는 측면에 대한 다양한 생각의 실험들을 해 나가는 곳 CRISIS Lab: ART OF APOLOGY입니다. by 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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