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1년 3월 7일 제 생애 첫 책이 될 ‘쿨하게 사과하라’가 출간되었습니다. KAIST의 정재승 교수님과 공저이며, 어크로스 출판사에서 펴냈습니다.
과거에는 제가 번역한 책이 한 권이 있었고, 감수하고 서문을 쓴 책이 한 권이 있었고, 이번에 직접 저술한 책이 나왔는데요. 공교롭게 세 권 모두 사과에 대한 것입니다. 현재 박사논문 역시 사과에 대한 것이니 이래저래 최근 몇 년간은 사과에 푹 빠져있었던 셈입니다.
저자로서 제 이름을 올린 첫 책을 지난 토요일에 받아들고는 한 동안 마루에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지난 세월이 생각나기도 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과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고 처음 마음 먹었던 것은 2007년입니다. 당시 제 커리어의 전부와도 같았던 Edelman을 떠나 저는 모처럼 반 년간의 하프타임을 갖고 있었습니다.
위기관리 컨설팅 10년을 뒤돌아보며 드는 생각이 이렇게 정리되고 있었지요. “위기란 예방하면 제일 좋은 것이지만, 인간이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게 마련이고, 일단 자신의 실수나 잘못으로 위기가 발생하고나면 가장 중요하고 훌륭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란 바로 제대로 된 사과”라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저는 바로 예전 제 수업을 들었던 학생을 프로젝트 인턴으로 고용하여 기업의 위기와 사과에 대한 사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지금 그 인턴은 어엿한 대기업 연구원이 되었고, 어느새 결혼하고, 조만간 엄마가 될 예정입니다).
2008년에는 KAIST의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나의 관심사인 사과가 박사 연구 주제로도 좋겠다는 정재승 교수님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고, 2009년에는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에 정 교수님과 함께 ‘사과의 기술’이라는 칼럼을 1년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저는 두 명의 또 다른 학생들을 한국과 미국에서 인턴으로 고용, 이들은 저를 위해 계속 사례 조사를 해 주었습니다. (이 두명은 모두 현재 국내에 있는 외국계 PR firm에서 훌륭한 AE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접어들면서, 1년간 쓴 칼럼들을 재검토하고, 새로 나오는 논문들을 읽고, 또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사건들을 접하면서, 대폭 수정 보완하여 펴내게 된 것이 바로 ‘쿨하게 사과하라’입니다. 제목을 짓는데에도 우여 곡절이 많았습니다. 칼럼 제목으로 썼던 ‘사과의 기술’은 책 제목으로는 별로라는 생각이 일찍부터 출판사나 저자 두 사람 모두에게 있었고, ’2만불짜리 사과’ ‘리더십 사과’ 등등 여러가지 안을 고민하다가, 문득 제가 2008년부터 써오던 ‘쿨 커뮤니케이션’과 연계하여 ‘쿨하게 사과하라’라는 제목을 출판사 대표에게 제안을 했는데, 반응이 괜찮을 것 같다면서 이 제목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 이름으로 된 책을 쓴다는 것은 제 하나의 로망이기도 했습니다. 여러권의 책을 낸 제 친구가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삶이 그렇듯 책도 모두 제 운명이 있다고. 이제 책이 출간된 이상 ‘쿨하게 사과하라’의 운명은 결국 독자의 손에 맡겨져 있습니다. 과연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고, 느낌을 가지게 될까…가 궁금해집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장사꾼’의 마음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듯, 책을 쓰고 나서 ‘저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인터넷 교보문고와 예스 24에서 책을 구매해보았습니다. 어차피 책 쓰는데 도움을 준 이곳 저곳에 보낼 곳이 있어(외국에 있는 삼촌에게서도 책 보내달라고 부탁을 받았습니다:) 수십권을 사야 하고, 이를 모두 출판사에서 사도 되지만(저자에게는 약간의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대표 서점인 이 두 곳에서 일부를 구매했습니다. 제가 제 책을 사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더군요. 제 책으로 첫 책을 낸 출판사(오랜 기간 웅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서 잘 나가던 김형보 대표가 새로 만든 회사 어크로스입니다)에도, 그리고 물론 제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혹시라도 이 블로그를 들르시는 분 중에 ‘쿨하게 사과하라’를 읽어보신 분이 있으시다면 짧게라도 느낌을 알려주십시오.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 모두 말입니다. 향후 또 다른 글을 쓸 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블로그 댓글도 좋고 제 메일(hoh.kim@thelabh.com)도 좋습니다.
p.s. 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오타가 없기를 바라며, 편집자와 참으로 여러번 전화와 메일을 주고 받으며 꼼꼼하게 검토했습니다. 책을 받아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어본 이유도 제대로 나왔는지를 찾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제가 유일하게 찾은 것은 딱 하나입니다: 173쪽의 “29명을 대상으로 아이트래킹 실험을 한 결과”는 “28명을 대상으로 아이트래킹 실험을 한 결과”로 바뀌는게 맞습니다. 이 점은 개정판에서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