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A가 한 과자업체 B에서 일한다고 치지요. 하루는 신문을 보니, B업체에 대한 보도가 나왔습니다. 안 좋은 사건이었다고 치지요. B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야, 어떻게 된거니?" 만약, 그 친구가 기사에 나온 B社의 입장을 그대로 읽어주었다면 어떨까요?

지난 8월 14일 식약청의 발표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이, 오리온이 미국에서 수입한 허쉬(Hershey) 초콜릿의 유통기한을 변조했다가 적발되었습니다. 자주 사먹는 것은 아니지만, 허쉬 초콜릿을 좋아하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는데요. 문제는 언론 보도나 홈페이지에서 (주) 오리온의 입장을 보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궁금하여 오리온의 홈페이지 고객만족센터에 문의를 하였더니 아래와 같이 답변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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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한겨레)에 따르면, "식약청은 '고의적인 유통기한 변조로 판단된다'며 업체를 사법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되어있는데, 오리온으로부터 받은 답장에는 "사건의 경위와 관계없이... 책임을 통감하며..."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간편하게' 답변하는 것이 이해는 갑니다. 위기 대응에서는 전통적으로 답변 메시지를 길게 하지 말 것이며, 괜히 부담스럽게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론에도 기사가 나갔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까지 한 소비자들(그 중에는 저와 같은 블로거들도 있겠지요)에게는 '의례적인' 사과를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왜 그럴까요? 위기 커뮤니케이션 1.0은 기본적으로 public communication, 즉, 공중에게 1 대 다(多)의 패러다임에서 메시지를 작성합니다. 하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 2.0 (제가 Cool Crisis Communications이라 부르는)은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 미디어(personal media)를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personal communication이라는 성격을 메시지 디자인에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지요. 물론, 블로거들과의 대화는 전통적인 personal communication이라기보다는, 세상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public communication이 함께 혼재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 포스팅 맨 위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위기 대응 메시지를 친구사이의 전화통화처럼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그 보다는, (인터넷이라는 공개된) 무대위에서, 친구(블로거)와 이야기하는 상황 정도를 상상해야 한다고 표현하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오리온이 만약 블로거를 대상으로 한다면, 위와 같은 메시지는 어떻게 고쳐야 했을까요? '사건의 경위'와 상관없이가 아니라, 무엇이 사건의 경위였는지를 밝히고, 대응책에 있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2.0으로서 Cool Crisis Communication에서는 때때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hohkim.com에도 함께 포스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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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것이 Tylenol의 케이스입니다. 지난번 James Lukaszewski의 워크샵에 참여했을 때도, 점심시간에 샌드위치를 먹는 동안 관련 비디오를 틀어주고 잠시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었는데요.

1982년에 이 사건이 일어났으니까(사실,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 1986년에도 한 번 더 있었다는군요), 올해가 25주년되는 해입니다. 그런데, 올해 또 다시 타이레놀이 리콜이 2세 이하의 유아에게 줄 수 있는 부작용으로 인해 제품 회수를 하고 있습니다. (타이레놀 웹사이트에 현재 들어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제품 회수 광고는 Your child's safety is our number one priority라고 되어 있더군요 (USA Today 2007. 10. 12. 3D면)

이 사건이 처음 시카고에서 터졌을 때, FBI나 법무팀에서는 리콜을 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시 CEO였던 James Burke가 stakeholder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J&J의 credo에 따라 의사결정을 한 것이었고, 곧이어 캘리포니아에서도 사고가 발생하자, FBI나 법무팀도 동의를 했다고 하더군요. J&J의 이 사건에 대한 해결방식은 PR뿐 아니라, 경영학이나 경영윤리에서도 모델 케이스로 삼습니다.
관련, 코멘트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타이레놀의 위기극복 방식은 James Lukaszewski가 이야기했던 것 처럼, '희생자'에 포커스를 두고 의사결정을 했다는 점에서는 배울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위기사건을 타이레놀과 같은 방법으로 다룰 수는 없겠지요. 그런 방향에서 Eric Dezenhall이 USA Today에 쓴 칼럼도 한 번 읽어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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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luencer"

마케팅이 구매자(end users)에 대해 집중적인 분석을 하고, 이들을 타겟으로 한다면, 마케팅 PR은 구매자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influencer)을 타겟으로 하고, 분석을 합니다. 언론사의 기자는 대표적인 influencer이지요.

PR의 위기와 기회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새로운 PR을 정의해 나가는데 있어서 새로운 influencer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들인가?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어제 들은 세션 중에 단연 제 관심을 끌었던 것은 Paul Gillin의 <Understanding and Influencing the New Influencers>였습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그의 세션을 위기관리라는 관점에서 듣게 되었는데요. 우선, Paul Gillin이 세션을 시작하며 보여준 동영상을 잠시 보시지요.


Vincent Ferrari라는 서른살된 청년이 AOL서비스를 해지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AOL 직원이 온갖 질문으로 해지를 막으려고 '괴롭히는' 내용을 녹음하여 올린 것입니다.  처음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는 오늘까지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있습니다. 그의 케이스는 wikipedia에도 올라가있고, 구글에서 이 사건을 지칭하는 cancelling AOL이나 AOL controversy를 입력하면 170만건 이상의 관련 글이 검색됩니다. Vincent Ferrari가 처음 포스팅을 한 것이 6월 20일이고, 6/23 뉴욕포스트, 6/24 뉴욕타임스, 6/26 투데이쇼, 7/14에는 나이트라인쇼에까지 출연하게 됩니다.

AOL이 내보낸 입장문의 내용은 여기 링크하는 MSNBC 기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MSNBC 기사에도 나오듯이, 기자가 직접 AOL 서비스 취소하기 위해 전화를 해 보았더니 무려 45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MSNBC의 보도 동영상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AOL의 입장문에서 예외적인 사건이었고, 그 직원을 해고했으며,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기자가 확인한바로는 예외적인 사건도 아니고, 개선도 안 되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지요.


이 케이스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위기사건이 터지면, 신문사로 바쁘게 뛰어다녀야 했던 PR실무자들이 이젠 블로거와 연락하기 위해 바빠질 날도 얼마 남지 않을 것 같다고...:) 파워블로거이든 아니든간에, 블로거들이 기업의 위기상황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은 당분간 갈수록 커져갈 것입니다. 블로거의 포스팅으로 인해 기업이 더 큰 위기상황에 처하는 사건들이 당분간은 계속 나오게 될 것이고, 그런 뒤에야 기업들이 블로거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고, 그러는 중에 기업블로깅(corporate blogging) 등이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곳에서 계속해서 느끼는 점은, 나, PR 실무자, 기업들이 모두 블로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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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에 와서 Improvisation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관련 포스팅 하나, , ). 재즈연주에서 창의적인 프로세스로서 improvisation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지만, 주로, web 2.0시대 two way communication 혹은 interaction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많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이번 아틀랜타에서 열린 NASAGA(North American Simulation And Gaming Association) 2007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관련 포스팅은 여기)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으로서 improvisation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위기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improvisation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으며,  미리 script를 정해놓고 갈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상황에 맞추어 메시지를 미리 정해놓는다는 것은 가능성을 떠나,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하나하나의 위기상황이란 수 많은 변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지요.

2007년 10월 12일, NASAGA 2007 conference의 key note speech를 진행한 Yael Schy가 제시한 Improvisation의 12가지 법칙을 들으며, 한편 놀라웠습니다. 위기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번, 살펴보도록 하지요. 괄호안의 영어로 된 것은 Schy가 제시한 법칙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며, 화살표 뒤의 부분은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원칙으로 제가 재해석한 내용입니다.

12 Rules for Crisis Communication as Improvisation
(based on Yael Schy's 12 Rules for Improvisation)


1. ("Be Present in the Moment; Focus on the Here and Now, Not on Past or Future")--> 현재에 집중하라: 위기 관리에서는 현재 상황을 그대로 직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히스토리와 미래에 끼칠 영향력도 물론 생각해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위기관리에서의 focus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 이런 위기 상황이 우리에게 생겼는지에 집중하기보다는, 벌어진 사태에 대해서 현재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2. ("Listen Carefully, With an Open Mind")--> 주의깊게 들어라: 위기 상황에서는 our issues보다 'their issues (stakeholders' perception)'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가 법적 책임이 있건 없건 간에, 우리에게 벌어진 사건을 stakeholders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어떤 여론이 형성되가고 있는지를 주의깊게, 속도감있게 파악해야 합니다.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3. ("Accept All Offers as Valid")--> (의사결정은 신속하게 하되) 피드백은 넓게 구하라: 위기상황에서는 법적으로 뿐만 아니라, 영업, 재무, 홍보, 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시각을 내놓기 마련입니다. 위기상황에 대한 피드백은 가능하면 넒게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넓게 검토하느라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부서의 책임자들로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4. ("Don't Block or Deny Others")--> 막거나 부정하지 말라: 언론이나 소비자 등 stakeholders의 관심, 문의를 위기상황에서 막거나 부정하게 되면, 이슈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더 커지게 되어있고, 부정적 소문은 더 퍼지게 되어있습니다. 마치 눈덩이처럼 말입니다. 위기 상황일 수록, 막기 보다는, open door policy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할 때가 더 많습니다.

5. ("Make the Other Person Look Good")\-->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말라: 위기 상황에서는, 책임감있는 포지셔닝(responsible positioning)이 중요합니다. 책임감있는 조직이나 리더는 남을 비난하는 모습보다는 자신이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집중하고,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6. ("Give Information to Your Partner(s)") -->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라: 위기 상황에서는 조직 내부에서도, 그리고, 외부의 stakeholders에게도,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기상황에서 발생하는 소위 '정보의 진공상태(information vacuum)'는 해당 조직이 먼저 채워 나가야 합니다.

7.  ("Co-create; Work Together as a Team to Solve Problems") --> 위기상황에서 내/외부로 다른 팀/조직과 필요에 따라, 강력하게 협조하라: 조직 내부로 볼 때, 위기상황에서는 같은 부서끼리 일하기 보다는 cross functional team으로 일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위기 상황에서 내보내는 보도자료 역시, 홍보팀만의 시각으로 보기보다는 해당 관련 부서들이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직 외부로 놓고 볼 때도, 위기 상황일수록 관련 정부 부처나 업계의 단체 등과 협조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8. ("Be Creative - Think Outside the Box") --> 위기관리전략을 세울 때는 창의적으로 생각해보라: 위기상황에서는 움츠러들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위기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가는 것 보다는, 창의적인 해결방법도 함께 고려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위기상황에서 우리의 입장을 누가 지지(endorse)해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볼 때, 메시지를 어떤 채널을 통해 전달할까 등을 고려할 때,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9. ("Be Flexible to Adapt to Change, and BE Changed") --> 위기에 따른 변화에는 유연하게 대처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라: 위기란 기본적으로 "급격한 변화(a sudden change)"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기로 인한 상황의 변화는 관계의 역학을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왕같던 조직과 CEO가 고개를 숙이고 사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과거가 어땠든 간에, 위기상황으로 인한 변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나 주변환경 중에서 필요한 부분은 빨리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기상황에서 때로는 조직의 정책을 변화시킨다든지, 예외 상황을 적용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10. ("Look Beyond the Words") --> 위기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는가(what they say)보다는 무엇을 뜻하는가(what they mean)에 주의하라: 예를 들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접할 때,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그들이 조직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그대로 '직역'하려 하지말고, 문맥(context)을 고려하여 진정한 뜻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전략을 세워나가야 합니다. (역으로 보면,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때, 상대방이 우리의 메시지를 직역하여 오해하지 않도록 맥락을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11. ("Don't Think! Trust the Wisdom of Your Body") --> 너무 오래 생각하지 말라: 위기관리에서 의사결정할 때는 그 결정 내용의 합리성도 중요하지만, 속도와 타이밍이 더 중요합니다. 좋은 의사결정도 타이밍을 놓치면 허사이지요. 위기상황일 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2. ("Do it Now! Don't Procrastinate.") --> 꾸물대지 말라,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겨라: 현실적으로, 엄밀하게 말하면, 위기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빨리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입니다. 때로는 '기다리는'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도 있지요. 무조건 빨리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외부의 여론에 조직이 끌려가는 모습이나, 꾸물거리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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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이떡이님민노씨. 두 명의 스타블로거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블로그에 대한 대담을 나눈 것을 들었다. 방송을 듣고, 떡이떡이님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손석희의 시선집중 이런얘길 하고 싶었는데>를 흥미롭게 읽었다.

사실, 떡이떡이님이 올린 이러한 종류의 글은 뉴미디어가 보여주는 PR의 새로운 현상이라 볼 수 있다. 확대하여 이야기하면, 개인미디어의 출현은 기존미디어의 소위 '야마'(기사의 각도)와 편집에 인터뷰이(interviewee)가 그냥 당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떡이떡이님은 블로그를 통해 방송전 받았던 질문지와는 달리 방송에서는 다른 질문들이 나와서 영 딴판이 되었다고 적고 있다. 그래서, 미리 받았던 질문지에 근거하여 준비했던 답변을 블로그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본인이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있다.

개인미디어가 출현하기 전에, 떡이떡이님이나 민노씨가 기존언론과 인터뷰를 했다고 치자. TV와 인터뷰를 했는데, 정작 인터뷰이(interviewee)인 떡이떡이님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모두 싹둑 자르고, 엉뚱한 부분이 편집되었다. 혹은 민노씨가 신문기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엉뚱하게 편집이 되어 나왔다고 치자. (지난번 hohkim.com의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오해>라는 포스팅에서 링크했던 윤덕홍 前 교육부장관의 케이스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꼼짝없이 기존언론의 '야마'와 편집(editing)에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미디어의 출현, 즉, 인터뷰이도 매체를 소유하게 된 상황에서는 떡이떡이님이 올린 글과 같이,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내용을 올릴 수도 있고, 만약, 기자에 의해 자신의 뜻이 잘못 전달되었다면, 이를 바로잡는 글을 올릴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web 1.0시대에 미국 정부부처 중에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기존언론과 인터뷰 후, 편집된 인터뷰가 기존매체에 나가는 시점에 맞추어, 자신들이 기록한 인터뷰 전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에델만에 있을 당시 미국에서 참석했던 회의에서 들었던 이야기로, 정확히 어느 부처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러한 사례는 기업이 위기상황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보다 상세하고 정확하게 전달을 하기 위해 쓸 수 있는 PR 테크닉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해당 기업이나 당사자인 한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을 때, 혹은, 특정 사건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그 블로그로 몰린다든지하는 식으로, 주목을 받을 때 가능하다. 아무리, 한 기업이 자신들의 입장을 올려 놓아도, 이것이 주목을 받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는 해당 블로그가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혹은 블로그를 통하여 올려놓은 입장문이 다시 기사화되어 주목을 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여기에서 잠시 생각해보면, 단순히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이러한 입장문등을 팝업등을 활용해 '발표하는 것'과,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위기상황에서 공식적인 position paper를 발표하고,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과, CEO가 이 상황에 대한 입장을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할 때, 이에 대한 공중의 수용도에는 일정부분 차이가 있을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점이 기업에게 정말로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떡이떡이님이 블로그가 없었다면, 그리고, 블로깅을 통해 독자들과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위와 같은 글은 별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기업이 평상시에 자신들의 매체(예: CEO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들과 대화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때, 위기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툴로서 블로깅은 더 큰 효력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도 기업 블로그를 통한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들과의 직접적인 관계 형성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Web 2.0시대에 모든 기업은 미디어 컴퍼니(media company)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매체를 이제 누구나 손쉽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해보면, 미디어 컴퍼니가 되기 위해서는 매체 소유뿐 아니라, 진정한 소통이 있어야 하고, 그로부터 관계 형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web 1.0시대에 많은 회사들이 홈페이지를 소유했던 것 처럼, 이제는 진정한 관계 형성을 위해 CEO블로그나 기업 블로그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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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실린 이수광씨 칼럼이다. "감출수록 더 부풀어 오르는 스캔들"이라는 제목은 위기관리의 주요한 패러다임인 투명성의 패러독스(paradox of transparency)를 한 마디로 보여주고 있다. 이 칼럼에서 이수광씨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스캔들은 사실인데도 은폐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욱 부풀어진다. 허위 학력 문제로 불거진 신정아씨 문제가 점입가경이다. 비호 인물로 지목된 인사는 한사코 부인하더니 검찰 압수 수사에서 연서로 보이는 이메일이 100여 통이나 발견됐다. 처음부터 은폐하려 하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허위 학력 사건으로 간단하게 매듭지어졌을 것이고, 온 나라를 들끓게 하는 스캔들로 발전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여러가지 내외부적 정치적 이해가 엇갈려 있고[DCMR = f (IRD, ERD)]
, 또, 위기상황속에 처한 사람은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여, 바른 상황 판단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Murphy's thinking"(관련글 하나, )을 해야함에도 "wishful thinking"으로 위기 사건을 처리하다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명성의 패러독스를 실천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며,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이를 실천하도록 고객을 설득하는 작업도 쉽지는 않다.

결론적으로, 위기관리의 해법자체를 내 놓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이를 실천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가 힘들다. 설득의 기술은 그래서 위기 상황에서 더욱 중요하다. 컨설턴트와 고객사이에서, 고객과 퍼블릭(public) 사이에서...


관련글:

<Transparency: from "Paradox" to "Performance" (OR from "Barrier" to "Benefit")>

<김호의 위기관리2 - 때론 홀딱 벗어야 큰 위기 피한다: Economy Plus 2006년 1월호>

<Oh my news vs. Oh my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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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를 업으로 하다보면, 뉴스를 접할 때도, 위기관련 기사를 더 눈여겨 보게 된다. 이런, '편협한' 뉴스 소비를 하다보니, 언론이나 기자들은 "위기야, 터지기만 해라. 그것도 내 눈 앞에서만...특종하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보일 때가 있다.

KBS기자로 시작해 YTN에서 근무하고 있는 류희림 팀장의 최근 저서 <우리는 뉴스에 속고있다>를 보면, 이러한 저널리즘을 위기조장 저널리즘이라고 부르고 있다. 류팀장은 언론이 위기조장저널리즘보다 이슈/위기관리 저널리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예로써, 197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던 YTN의 특종 <롯데월드 건물 안전 심각한 위험> (2007. 1. 5.; 유충섭, 장민수, 김재형, 권준기 기자)을 들고 있다.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이슈를 보도하여, 실질적으로 롯데월드를 폐쇄, 보수조치하도록 하였고, 이러한 것이 바로 이슈/위기관리 저널리즘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사건이 터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위기관리를 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잠재되어 있는 이슈를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Smart companies manage issues, not crisis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 그나저나, 위의 기사에서 롯데월드 관계자분께서 "근본적으로는 개보수를 해야 할 필요성을 갖고 있지만 금방 내일, 모레, 일주일 뒤에 또는 한달 뒤에 천장이 무너진다고는 해석하지 않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며, 바로 전(前)해인 2006년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 탑승자 추락 사망 사고 후 사죄의 의미로 무료입장행사를 제대로 준비없이 기획했다가 35명이 다치고, 70여명의 미아가 발생하고, 수 만명이 줄만서다 돌아간 후 마케팅 임원분이 이야기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저는 손님들께서 문화의식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나의 관련 칼럼)

어찌나, 비슷하고, 입장 발표에서 일관성이 있는지..., 혹시 같은 분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궁극적으로 조직의 위기관리 능력은 조직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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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을 지내며, 요즘은, 방안 이구석, 저구석에서 가끔 튀어나오는 옛날 자료들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오늘 튀어나온 자료는 중앙일보 2003년 10월 24일(금), 5면에 실린 <이어령 말의 정치학 3: 위기를 뛰어넘은 名言들>이다. 그 중 일부를 옮겨 적는다:

"심각한 위기를 만났을 때 지도자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언어의 힘"이라는 것은 틀린말이 아니다. 위기(危機)라는 한자어를 가지고 위험이 곧 기회라고 말한 것은 한자 문화권의 정치가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미국의 대통령 케네디였다...
...우리에게 "위기는 지도자를 시험하고 성공한 지도자는 그것을 명언으로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기호학에서는 일상적인 의미를 정치적 문맥으로 바꾸치기하는 현상을 '코드전환'이라고 부른다.
물론, 위기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겠지만, 그러나, 살다보면 어찌 위험한 순간이 없으랴. 어느 사람, 조직, 사회에도 위기는 있는 법. 신정아씨의 경우에도, 한 때 실수가 있었고, 그것으로 위기가 있었겠지만, 그 이후, 그가 쏟아내는 말을 보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난 분명히 2005년 5월에 예일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0만 달러 들여서 변호사 2명과 사립 탐정 3명을 고용해 예일대 박사학위 논문을 도와준 가정교사를 찾고 있다. 화요일(11일)에 우리 집에서도 공식 변호사를 내세울 거다."

이 말을 보고, 난 다시 한 번 그녀가 박사학위를 받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졌다. 세상에 자신의 학위를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 2명과 사립 탐정 3명을 고용하는 사람이 어디있단 말인가? 예일대에 성적표 신청서와 몇 불 내면 될 일이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그랬겠는가마는, 그나마 위기상황에서 가지고 있는 기회를 자기의 거짓으로 날려버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 영 입맛이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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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전략(제 621 호, 2007.09.12 신형원, 이승현, 이민훈, 정태수)이라는 보고서를 내 놓았습니다. Web 2.0시대, 기업 홍보 혹은 마케팅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중, 사과에 대한 부분이 있어 옮겨 놓습니다.


부정적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

/ 自社의 과오가 이슈화될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사태 진화에 효과적
  - 네티즌은 기업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모습에는 호의적인 반면 잘못을 부인하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할 경우에는 무차별 공격
    . 초기 단게에 담당자가 직접 해당 사이트나 블로그에 사과의 글이나 시정계획을 게시하는 것이 기본 원칙
  - 특히 사안이 중대할 경우 담당자가 사태의 심각성을 내부에 신속히 전달해 경영진이 문제해결에 직접 나설 필요
    . 최근에는 CEO가 직접 사과 메시지를 동영상으로 전달해 네티즌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 (13-14쪽)
그리고, 사례로서 마텔 CEO의 리콜 관련 동영상 케이스를 올려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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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한 학기를 마치고 중퇴한 저로서는 가끔 원고 청탁이 올 때, 학회지에서 요청이 오면 대부분 수락하는 편입니다. 어차피 제가 실무를 하면서 논문을 쓸 정도의 재주는 없지만, 학회지에 에세이 형식의 글이나마 실을 수 있다는 묘한 만족감(?) 때문이지요. 그래서, 제약의학회지(주로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학회)에는 두 편의 글을 실었고, 한 번은 학술대회에 가서 발표도 했었습니다. 몇 달전, 안과학회로부터 학회지에 글을 싣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흔쾌히 수락하고, 원고를 써서 보냈고, 오늘 글이 실린 책을 받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봉투를 뜯어보니, 학회지가 아니라 <안과학회소식>이라는 뉴스레터였습니다. 솔직히, 순간적으로 당황하기도 했고,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제가 요청을 잘못 들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 쪽에서 잘못 이야기했던 것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저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습니다.

이 블로그의 여기, 저기에서 제 글을 싣는 곳을 '대한안과학회지'라 했던 것을 '안과학회소식'지로 정정합니다. 그리고, 제가 마치 아카데믹 저널에 글을 싣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드립니다. 향후에는 정확히 출판될 곳의 이름을 제대로 확인하고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글을 쓰는 과정은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Sorry Works! Coalition, 그리고, 창립자인 Doug와의 만남은 제게 의미있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의료사고 및 위기관리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제 글을 올려 놓습니다.
(출처: 안과학회소식, 통권 제 102호, 제 11권, 9호,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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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호입니다. 이 lab은 위기상황 속에서 리더들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사과의 기술이라는 측면에 대한 다양한 생각의 실험들을 해 나가는 곳 CRISIS Lab: ART OF APOLOGY입니다. by 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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